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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졌던 '유소년 우승팀' 재등장, 현장 반응은?

PM 10:20 GMT+9 21. 12. 10.
유소년축구대회

[골닷컴] 홍의택 기자 = 선수들 눈빛이 되살아났다. 다다라야 할 목표점이 있다는 건 의미가 컸다.


2021 초등 축구리그 꿈자람 페스티벌 겸 제50회 전국소년체육대회가 지난달 전남 강진에서 나흘간 일정을 소화했다. 과거 왕중왕전으로 불렸던 이 대회는 지역별 우수팀(일부는 코로나19로 추첨) 64개를 초청해 각축전을 벌였다. 그 결과 염기훈주니어, 해운대FC, 대전하나시티즌 U-12, SSFC, 마산FC그린, 용인PEC유나이티드, 원주태장초, 서울대동초가 왕관을 썼다.


흥미로운 점은 총 8개 그룹의 '왕'을 가려냈다는 것. 우승팀이 있다는 게 특별한 일일까 싶지만, 대한축구협회는 2019년 말 유소년축구 발전의 일환으로 '시상 폐지'란 이례적인 시도를 한 바 있다. 성적이 아예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일선의 혼란에 "순위를 비공개 처리해 시상하지 않겠다"고 재차 설명했다. 다만 이번에는 코로나 사태로 밀린 전국소년체육대회를 겸하면서 순위 결정이 한시적으로나마 부활했다.

"우승팀을 따로 치하하지 않는다".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를 덜어주자는 취지에 현장 분위기는 엇갈렸다. 물론 그 목적과 방향성에는 대부분 공감했다. 성장기 골든타임에 익혀야 할 기본기에 충실하면서 내용적으로 더 내실을 다지자는 데는 반박 여지가 없다.


다만 스포츠의 본질인 경쟁마저 퇴색하는 것 아니냐는 회의론도 일었다. 축구란 본디 이기고 지는 것인데, 이를 제도로써 막는 일이 억지일 수 있다는 시선이었다. 또, 우승이 달린 토너먼트 등 긴박한 상황에서 얻을 수 있는 것들을 간과한다는 차원에서 정책이 갖는 아쉬움도 지적했다.


뚜껑을 연 뒤 반응 또한 그랬다. 실제 지난여름 각지에서 열린 유소년대회 현장. "명색이 전국대회인데 강팀들이 격돌하는 연습경기나 스토브리그보다도 긴장감이 떨어진다"는 말이 심심찮게 나왔다. 골을 넣고도 담담한 선수들이 제법 보였다는 점 역시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공식적인 우승이 사라지자, 풀리그 뒤 '전승 우승'이란 현수막을 제작해 자축하는 팀들도 상당수였다.


축구협회 담당자와 대화 중 제언을 건넸다던 A감독은 "지금껏 우승 없는 대회는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지도자 생활만 40년에 육박한 그는 "우리는 우승권 팀이 아니다. 그럼에도 져보면서 배우는 것이 있다. 상대를 축하도 해보고, 또 만회하기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해보는 것도 중요한 가치"라고 주장했다.

이번 꿈자람 페스티벌은 정상이란 지향점을 정해놓고 시작했다. 4개 팀을 한 조로 묶어 리그전 3경기씩을 보장했다. 또, 이 중 절반인 2개 팀에는 결선 토너먼트행 자격을 부여해 4강전과 결승전을 치르게 했다. 승부차기가 속출하는 혈투에 울고 웃는 광경이 여기저기서 목격됐다.


페스티벌에 나섰으나 결선에는 오르지 못한 B감독은 "지도자들이 극단적으로 성적만 지향하면 문제가 있겠지만, 아이들이 어느 정도 욕심을 낼 수 있는 장치도 필요하다. 대회별로 부분적으로나마 우승팀을 가려보는 것도 방법일 수 있을 것 같다. 저희도 다음에는 더 열심히 해 좋은 추억을 남기고 싶다"고 사견을 전했다.


아쉽게 페스티벌 참가권을 얻지 못해 유튜브로 시청했다는 C감독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아이들을 지도할 때에는 무엇을 위해 열심히 해야 하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뭔가 동기가 생겨야 아이들도 납득을 하는데, 이를 위해선 건설적이고 발전적인 스트레스도 있어야 하지 않나 싶다. 정책적으로 그런 부분도 고려해주셨으면 한다"고 털어놨다.


향후 방향이 어떻게 변화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축구협회의 좋은 취지를 살리면서 동시에 현장을 반영할 그림이 나올 수도 있을 테다. 모두가 한국축구의 뿌리를 더 단단히 내리려는 공감대를 갖고 있는 만큼 좋은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아닐까 기대한다.